라틴 리듬을 접목한 Windy City 에 대한 기사가 나왔길래, 기사와 더불어 매우 짧은 나의 견해를 덧붙여본다.

디지털 안뿌린 ‘유기농 펑키 리듬’
5인조 혼성밴드 윈디시티

이승형기자 lsh@munhwa.com

데뷔 앨범이 발표된 지 한달도 더 된 밴드를 굳이 뒤늦게 인터뷰한 이유는 이들의 음악이 들으면 들을수록 씹는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곰삭은 홍어와도 같은 것이어서 그 톡쏘는 맛에 빠지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갖게 되는 식이다. 5인조 혼성 밴드 ‘윈디시티’의 음악은 “정말 리듬을 탈 줄 아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앨범 제목은 음악을 사랑한다는 뜻의 ‘러브 레코드’로 정했다.

앨범명 참 맘에 든다~ ^^

“사소한 소리조차 컴퓨터가 아닌 실제로 연주하다 보니 맛이 다르게 느껴지나봐요.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렬한거죠. 또 뻔한 편곡 방식은 처음부터 빼버렸어요.”

그래서 이들이 지향하는 음악은 ‘유기농 솔’으로 명명됐다. 성장촉진제를 뿌리지 않고 오래 묵힌 퇴비만으로 키운 농산물처럼 디지털 과학이 만들어낸 소리들을 배제한 채 악기로만 만든 음악. 그러니 귀에 좋고 몸에 좋을 수밖에 없다. 2년전 돌풍을 일으켰던 밴드 ‘아소토 유니온’ 출신의 김반장(30·드럼, 보컬), 윤갑열(29·기타), 정상권(23·퍼커션)에다 김태국(37·베이스)과 조명진(25·키보드)이 가세한 ‘윈디시티’는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열혈 순수 청년들이다. 앨범 제목도 그렇거니와 수록곡 ‘엘니뇨 프로디고(Elnino Prodigo)’의 노랫말을 들으면 그 마음이 절실히 느껴진다.

‘혹시 음악 좋아하십니까? 우린 음악이 너무 좋아(중략)/티토 로드리게스, 마치토, 몽고산타마리아, 쟈니 파체코, 죠쿠바, 죠바탄 윌리보보(이하 음악명인의 이름들).’

아티스트 이름을 원어로 나열해볼까?
‘혹시 음악 좋아하십니까? 우린 음악이 너무 좋아(중략)/Tito Rodriguez, Machito, Mongo Santamaria, Johnny Pacheco, Joe Cuba, Joe Bataan, Willie Bobo(이하 음악명인의 이름들).’
나두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인데, 어쩜 내 취향이랑 같을까? ^^
Tito Rodriguez 의 아들 Tito Rodriguez,Jr., Machito 의 아들 Machito,Jr., Tito Puente 의 아들 Tito Puente,Jr.가 뉴욕의 유명한 재즈바 블루 노트에서 공연한 라이브 앨범 The Big 3 Palladium Orchestra – Live At The Blue Note, Mongo Santamaria 의 앨범, Joe Cuba 의 앨범, Joe Bataan 의 앨범, Willie Bobo 의 앨범 모두 “라틴 바이브“에서 들여놓은 상태~ Johnny Pacheco 도 들여놔야겠다. ^^

‘윈디시티’의 음악을 굳이 장르로 표현하자면 라틴 리듬에 솔과 레게, 삼바재즈 등을 접목한 ‘라틴 부갈루’다. 리듬에 대한 감각 없이 이 음악에 도전했다가는 어설픈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김반장의 걸쭉한 보컬에다 맛깔스럽게 얹어진 기타, 베이스, 키보드 연주는 한평생 김장을 담궈온 할머니 손맛을 거친 것처럼 제대로 익었다. 70년대 펑크풍의 타이틀곡 ‘러브 슈프림(Love Supreme)’은 귀에 착 감기는 구성진 맛이 느껴지는 러브송. 요즘 한참 주목을 받는 여가수 임정희가 참여한 노래 ‘러브 이즈 언더스탠딩(Love Is Understanding)’은 몸을 3초 간격으로 흐느적거리게 만드는 말랑말랑한 발라드다. 반면 강렬한 그루브에 전율하는 ‘록 돈트 스탑(Rock Don’t Stop)’과 같은 노래도 있다.

부갈루, Boogaloo 라고 표기하는데, 196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라틴 청소년계의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라틴 음악에 R&B, 맘보, Rock&Roll 등등의 요소가 섞여 영어 문화 형태로 형성된 음악이다. shing-a-ling 이라고도 자주 불렸는데, 라틴 소울과 매우 흡사하다. 1963년 Mongo Santamaria 의 “Watermelon Man”과 Ray Barretto 의 “El Watusi”가 대히트를 거두면서 부갈루라는 음악을 널리 알리게 된다. Tito Puente 와 Perez Prado 역시 부갈루를 연주했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라틴 소울의 대가 Joe Bataan 역시 젏은 나이엔 부갈루를 연주했다. 하지만, 1970년대 살사의 전성기로 접어들면서 많은 가수들이 살사를 연주했지만, Willie Colon 같은 몇몇 가수들은 부갈루라는 음악을 간간히 앨범에 포함하곤 했다.

‘윈디시티’는 ‘좋은 마음이 좋은 음악을 만든다’는 말을 그대로 수행한다. 이처럼 풍성한 솔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정서적인 측면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김반장의 경우 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말콤엑스와 자메이카의 인종 분리자였던 마커스 카비의 저항정신을 존중한다. 영혼이 없는 흑인 음악은 말그대로 앙꼬없는 찐빵과 같다는 걸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기왕 밴드 만들어 음악하는 거 큰물에서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요즘 음악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젊은 가수들이 많은데 저희가 그런 풍토에 일침을 가하는 모범 모델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열정과 패기를 간직한 밴드가 되겠습니다.”

맞는 말이다. 요즘은 음악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젊은 가수들이 너무 많다. 노래를 하러 나오는 것인지, 춤을 추러 나오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음악성보다는 시각적인 자극에 더 초점을 맞추니 말이다. 부디 이런 풍토에 일침을 가하는 모범 모델로 성공하길 바란다. Windy City!

말이 나온 김에 Windy City 음악 구입해야겠다. 싸이월드 선물가게 음악 코너에 있던데, 미니 홈피에 배경 음악으로 깔아놔야지…

“혹시 음악 좋아하십니까?”